여전히 문제는 존재하고....

에나멜에서 가장 다루기 어렵다는 적색입니다. 적색 표면을 보면 합격점을 줄 만큼 표면이 잘 나온편입니다. 각인된 것도 폭 2.2mm에 저렇게 명료하게 한문을 양각으로 표현한 것도 기술적으로 높게 평가할 만 하구요. 그런데... 불량입니다.

이 부분이 떨어져 나갔는데.... 다아야몬드 바로 주변을 파내고, 다시 안료를 얹어서 소성했는데도 자꾸만 떨어집니다. 이 적색 안료가 다른 것을 할때도 문제가 있어 반지에 안료를 안착시키는 실험에 성공한 후에 맨 먼저 작업을 했는데.... 도저히 고쳐지지 않네요. 4번정도를 파내고 다시 소성하고 했는데도 안 메워집니다.
적색 계열 안료는 조심해서 써야 할 듯 합니다.

주문 받은 졸업반지 클로이소네 에나멜링 하기

이것이 졸업반지 시안입니다.

다 완성을 시킨 것은 아니지만, 대략 옆 사진 정도는 구현이 되어야 하는데....옆 사진에서도 문자의 가장자리들이 조금 부자연스럽습니다. 왜 이렇지? 하면서도 안료 알갱이를 채워넣습니다.
잘 안들어 갑니다.
문자의 폭이 너무 좁은 부분은 채워졌는지? 채워지지 않았는지? 윗면에 있는 알갱이 때문에 확인을 못합니다.

심지어 어떤 디자인은 아예 밑부분이 작업과정에서 마모되여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대신 문자 부분은 조금 깨끗하게 나왔습니다. 마크의 아래부분은 세밀한 부분이라서 조금 깊이가 얕고, 문자 부분은 좀 더 깊어서 많이 다듬으면 마크 아래 부분은 당연히 없어지지만,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런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멋진 청룡을 만들어보자고 만든 디자인인데.... 이것은 더 가관입니다. 표현되어야 할 선들에 에나멜이 제대로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미세한 선들이 용의 지느러미와 몸통을 표현해야 하는데.... 없어지거나,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무엇인가 큰 문제가 생긴것 같습니다.
어렵게 에나멜 기포 문제를 해결했더니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안료 채우기 전의 반지 상태 확인하기

음 ~ 여기에 문제가 있었군요. 龍자도 가로 획이 보이지 않고, 箏자도 위의 선이 일부 막혀있고, 가로 획들은 모두 막혀있군요.
문제는 은의 순도를 너무 높여서 나왔군요. 원래 세공용 반지를 만들때는 은의 순도를 92.5%로 낮춰서 은의 특성은 유지하면서 무른 성질을 조금 강하게 해주는데 에나멜 작업은 순도가 높은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하여 순도를 98%까지 올린 것이 세공시에 표면을 다듬는 작업에서 무른 성질때문에 폭이 좁은 곳들은 깎이지 않고 밀려서 폭이 좁은 곳들을 메우는 현상을 일으켰군요.
호랑이 눈 한쪽은 아예 없어져 버렸네요.
애꾸눈 호랑이가 되여 버렸군요.
각인으로 표현된 미세한 선들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표현된 부분도 있어서 여기에 색이 채워지지 않으면 원하는 그림을 얻을 수 없지요.
순도를 다시 92.5%로 낮춰 다시 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게 만들어본다고 사서 고생을 합니다.
2016년 4월 17일 아트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