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넘어서....

고난의 출발은 이 시안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이 디자인에 에나멜링을 해 보자!
호기롭게 시작했고, 반지가 완성되기 전에 반지에 에나멜링 올리는 법을 마스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치 뒷꽁지에 불붙은 말처럼 달렸습니다.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작업이 이렇게 무늬도 안나오고, 글씨도 엉망이 되여 나오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세공과 에나멜링의 상관관계를 깨닫고 곧 바로 다시 반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마침내 이와같이 에나멜링을 융착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검은색 에나멜링 안료를 아주 미세하게 갈아서 채우는 방법을 택했는데... 아주 가는 선 부분을 에나멜 알갱이로 채워봤으나, 건조된 안료 알갱이는 채울 수도 없고, 물에 갠 알갱이는 흘러들어가는 듯 하지만 구워보면 채워지지 않고 표면으로 번져서 융착되기만 할 뿐 이렇게 가는 선은 채울 수가 없습니다.
결국, 페인팅 안료로 색을 넣는 방법을 택하고,
1호 붓끝으로 페인팅 안료를 찍어서 채우는데도 각인된 문자가 깊은 경우에는 기포가 발생하여 5번 정도를 칠하기와 굽기를 반복해서야 빈곳이 없는 완성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는 부분은 각인 깊이도 얇을 수 밖에 없어서 세공용 가는 줄로도 가공하지 못하고 #300 메쉬의 다이야몬드 줄을 활용하여 다듬어야 하는 매우 조심스러운 세공을 하였습니다.
에나멜 융착후에 표면에 융착된 에나멜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다이야몬드 줄을 활용해야 했고, 문자위 부분의 표면은 2000mesh의 샌드페이퍼를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표면을 다듬고, 유리광택제인 산화세륨과 1000메쉬의 액체광약을 활용하여 다시 표면을 가공한 후에야 귀금속 광택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문자에 에나멜링을 하는 것은 귀금속 표면과 일치시키지 않을 계획이라서 쉽게 생각했는데, 폭은 좁고 깊이가 깊어서 물에 갠 페인팅 안료를 사용함에도 안료가 채워지면서 발생하는 기포가 소성후에야 확실하게 보이고, 이것을 다시 메워서 소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재법 시간을 잡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이것에는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열심히 땜질을 하듯이 채우고 소성하고, 덧붙이고 소성하고, 메우고 소성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해답이 없을 듯 합니다.

이렇게 해서 반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반지를 다 만든 후에 에나멜을 융착시키면서 산화된 부분을 다시 광택을 내야 히기 때문에 다시 세공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에나멜링 반지는 반지를 2번 만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장점을 본다면

금을 귀금속이라고 하는 것은 다름 금속에 비해 휘광성과 불변성을 갖고 때문입니다. 현대의 하이엔드 시계 업체들이 에나멜링을 활용하여 고가의 시계를 만드는 것 역시 이러한 휘광성과 불변성의 2가지 요소와 미적 요소를 함께 갖고 있기때문일 것 입니다.
반면, 어렵습니다.
에나멜 색 하나 하나의 특성이 다릅니다. 일례로 검은색으로 품질을 얻어서 청색계열을 똑같은 방법으로 실험했는데 청색계열중 하나의 안료는 기포와 균열이 동시에 발생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절하였으나 안정된 품질을 얻는데 실패하였습니다.
더 많은 실험과 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저 색만 표현하는 것으로 만족할 에나멜링이라면 이렇게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겠으나, 기포가 보이는 에나멜링 반지를 만들 수는 없잖아요. 만들다보니 약간 균열이 생겼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할 수도 없잖아요.
이번 실험생산에서 새롭게 준비해야 할 사항이 또 생겼네요.
1. 산화방지제가 첨가된 925 실버를 구입하여 실험해 볼 것 - 925실버는 순은에 비하여 산화가 잘 되는 편이라서 우리나라 사람은 실버 반지를 착용하면 까맣게 변색이 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귀금속을 연구한 사람이 산화방지용 925실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구매해서 반지를 만들어 봐야 하겠습니다.
2. 명칠보의 안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볼 것 - 명칠보 사장님께 많은 조언과 얘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안료를 제작하시는 사장님의 조언을 얻으면서 안료를 소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개선할 방향을 잡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먼저, 귀금속에 가장 어울리는 검은색, 파랑색, 빨강색 안료를 내일 받기로 하였으니 이 안료들을 우선으로 실험해 나갈 것 입니다.
또한, 이제부터는 샘플로 완성된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실시할까 합니다. 샘플이지만 완성되지 않으면 물건이 아니라서 녹여질 것이고, 완성된 샘플을 다시 녹이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라서 우리 홈페이지의 글자들 속에 링크를 걸어서 이벤트 당첨을 알리는 방법으로 무료로 나눠줄 예정입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일주일 후부터 홈페이지 곳곳에 숨겨질 이벤트 링크를 찾아서 행운의 주인공이 되시기 바랍니다.
2016년 4월 20일 아트골드